전라북도 진안, 그 중에서도 모랫재 고개를 넘어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도착해야 하는 산속에 십 수명의 선생님과 수십 명의 아이들이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가르치고 배우는 대안학교가 있다. Three.One House는 이곳의 선생님들을 위한 사택을 짓는 프로젝트이다.
집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집은 세 분의 선생님 가족들을 위한 집이다.
하지만 대지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건축면적이 약 32평 정도로
두개 층으로 하더라도 총 64평이다. 따라서 한 집당 약 21평의 공간을 가지고 어떻게 집을 나누느냐가 첫 번째 고민이었다.
이에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세로로 세 집을 나누는 방식이다. 우선
각 집이 균질하게 개인적인 마당을 가질 수가 있고 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며 구조 및 단열에도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.
다음으로 고민한 것은 작은 집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서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느냐
였다.
이곳에 사시는 선생님들은 이 집을 단순히 개인적인 공간으로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비롯한 학교
안의 구성원들과 더 많이 만나고 접촉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기를 바라셨다. 따라서 물리적, 심리적으로 더 넓은 공간, 열린 집이 필요했다.
우리는 우선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과 방과 욕실을 2층으로 올리고
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1층에 배치하였다. 그리곤
이 세 집의 거실을 관통해서 남쪽의 외부공간까지 연결되는 터널(Tunnel)을 만들었다.
이 터널과 같은 공간은 집과 집사이의 가변적인 벽체를 통해 만들어 지며, 함께
사는 선생님들이 서로 쉽게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모임의 공간이 된다. 그럼으로써 작은집의 한계를 극복하고 필요에 따라 큰 거실공간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.
물론 이 열리는 벽을 닫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세대 간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문틀에 차음용 고무패드를
시공하고 차음제가 들어간 문을 이중으로 설치하였다. 즉, 인접한
두 세대가 서로 문을 열어야만 두 집사이의 벽은 열리는 것이다.
세 집은 모두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.
하지만 세 분 선생님들은 취향이 확연하게 달랐다.
덕분에 세 집은 다른 색과 아기자기함으로 채워지고 있다.
마치 흰 종이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려가듯이 그렇게 집이 완성되어져 가는 것이다.
덕분에 이 세 개의 집들은 세 개이기도 하지만 하나가 되기도 하는 그런 집이 되었다.